정상파와 공명
본문물이 담긴 긴 유리관 위에서 512 Hz 소리굽쇠를 울리며 물높이를 천천히 내렸다. 관 입구에서 15.9 cm 아래에서 소리가 갑자기 크게 울렸고, 49.4 cm에서 다시 크게 울렸다. 첫 공명이 4분의 1 파장이라고 배웠으니 파장은 \(4 \times 15.9 = 63.6\) cm, 음속은 326 m/s이다. 그런데 두 공명 위치의 차로 계산하면 343 m/s가 나온다. 왜 두 방법의 결과가 다를까? 어느 쪽이 맞을까?
4.1.1한쪽이 막힌 관의 정상파
소리굽쇠에서 나온 소리는 관을 따라 내려가 수면에서 반사되어 올라온다. 내려가는 파동과 올라오는 파동이 겹치면 제자리에서 진동하는 정상파가 생긴다. 수면에서는 공기가 움직일 수 없으므로 공기의 진동이 0인 마디가 되고, 열린 입구에서는 공기가 자유롭게 움직여 진동이 가장 큰 배가 된다. 관 속 공기 기둥의 길이가 이 조건을 맞출 때, 곧 마디에서 배까지의 거리 \(\lambda/4\)의 홀수 배일 때 정상파가 크게 자라 소리가 울린다. 이것이 공명이다.
공명이 일어나는 공기 기둥의 길이는 \(L_n = \dfrac{(2n - 1)\lambda}{4} - e\)이다. \(e\)는 배가 입구보다 조금 바깥에 생기는 만큼의 관 끝 보정으로, 관 지름의 약 0.3배이다. 이웃한 두 공명 위치의 차는 \[L_2 - L_1 = \frac{\lambda}{2}\]이므로 \(e\)와 상관없이 \(v = 2f(L_2 - L_1)\)이다.
그림 1에서 진동수를 바꾸어 보자. 진동수가 높으면 파장이 짧아 공명 위치가 입구 가까이 모이고, 낮으면 멀어진다. 어느 진동수에서나 두 공명 위치의 차는 반파장이다. 실제로는 관 입구 바로 바깥의 공기도 함께 진동하여 배가 입구보다 조금 위에 생긴다. 그래서 수면에서 입구까지 잰 첫 공명 길이는 \(\lambda/4\)보다 \(e\)만큼 짧다. 처음 질문에서 첫 공명 길이만 쓴 방법은 이 보정을 빼먹어 음속을 작게 계산했다.1
4.1.2차를 쓰면 보정이 지워진다
두 공명 위치에는 같은 관 끝 보정이 들어 있으므로, 둘의 차를 구하면 보정이 지워진다. 이렇게 일정한 오차를 차로 지우는 방법은 앞에서 본 직선의 절편으로 계통 오차를 떼어 내는 방법과 같은 생각이다. 진동수가 다른 소리굽쇠를 여러 개 써서 \(L_1\)을 \(1/f\)에 대해 그리면 기울기 \(v/4\), 절편 \(-e\)인 직선이 되어 음속과 관 끝 보정을 함께 구할 수도 있다. 공명 위치는 물높이를 올리고 내리며 소리가 가장 큰 곳을 두 번씩 찾아 평균한다.
4.1.3예제 풀이
처음 질문의 측정값으로 파장과 음속을 구하고, 관 끝 보정과 관의 지름을 어림하여라. 음속이 \(v = 331 + 0.6t\) (m/s, \(t\)는 °C)를 따른다면 실험실의 온도는 몇 °C인가? 세 번째 공명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L_2 - L_1 = 49.4 - 15.9 = 33.5\) cm가 반파장이므로 \(\lambda = 67.0\) cm이고, \(v = 512 \times 0.670 \approx 343\) m/s이다. 4분의 1 파장은 16.75 cm이므로 관 끝 보정은 \(e = 16.75 - 15.9 = 0.85\) cm이고, 관의 지름은 약 \(0.85/0.3 \approx 2.8\) cm로 어림된다.
\(343 = 331 + 0.6t\)에서 \(t = 20\) °C이다. 세 번째 공명은 두 번째보다 반파장 더 아래, 곧 \(49.4 + 33.5 = 82.9\) cm에서 일어난다. 관이 1 m이므로 이것까지 확인할 수 있고, 세 위치가 같은 간격인지 보면 측정을 한 번 더 검증할 수 있다. 첫 공명만 쓴 326 m/s는 5%나 작았는데, 그 원인은 0.85 cm의 관 끝 보정이었다. 즉 작은 길이의 계통 오차도 짧은 길이에 대한 비율로는 커지므로, 차를 쓰는 방법이 더 믿을 만하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공명관의 물높이를 바꾸어 공명 위치를 찾고, 두 위치의 차로 소리의 속력을 구해 보자.
- 관 끝 보정은 1870년대 영국의 레일리가 이론으로 구했다. 플루트나 리코더 같은 관악기를 설계할 때도 관 끝에서 공기가 바깥까지 함께 진동하는 이 효과를 계산에 넣어 구멍의 위치를 정한다.
한쪽이 막힌 관에서는 수면이 마디, 입구 근처가 배인 정상파가 \(\lambda/4\)의 홀수 배 길이에서 생겨 공명이 일어나고, 실제 배는 입구보다 관 끝 보정만큼 바깥에 생긴다. 이웃한 두 공명 위치의 차는 반파장이어서 보정과 상관없이 \(v = 2f(L_2 - L_1)\)로 음속을 구한다. 처음 질문의 326 m/s는 관 끝 보정을 빠뜨린 결과이고, 두 위치의 차로 구한 343 m/s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