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력과 조석 마찰
본문탁 트인 대양 한가운데의 조차는 1 m도 안 된다. 그런데 캐나다 동부의 펀디만 안쪽에서는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16 m에 이르러, 배들이 하루 두 번 갯벌 위에 주저앉았다가 다시 떠오른다. 우리나라 인천 앞바다의 조차도 9 m를 넘는다. 같은 달이 끌어당기는데 왜 어떤 곳에서만 조석이 이렇게 커질까? 그리고 이 조석은 수십억 년에 걸쳐 지구와 달에 무슨 일을 해 왔을까?
2.10.1기조력
달이 지구의 각 부분을 끌어당기는 힘은 거리에 따라 다르다. 달에 가까운 쪽은 지구 중심보다 세게, 먼 쪽은 약하게 끌린다. 지구 중심이 받는 인력을 빼고 남은 이 차이가 기조력이다. 그래서 바닷물은 달을 향한 쪽과 그 반대쪽 두 곳에서 부풀고, 지구가 자전하면 하루에 두 번 만조가 온다. 기조력은 인력 자체가 아니라 인력의 차이라서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 태양은 달보다 훨씬 무겁지만 멀리 있어 기조력이 달의 약 46%이다.
한쪽 끝이 막힌 길이 \(L\), 수심 \(h\)인 만에서 물결은 천해파의 속도 \(\sqrt{gh}\)로 오가며, 고유 진동 주기는 \[T_n = \frac{4L}{\sqrt{gh}}\]이다. 이 주기가 조석의 주기와 가까우면 만 어귀로 들어온 조석파가 공명하여 만 안쪽의 조차가 크게 커진다.
그림 1에서 두 값을 바꾸어 보자. 길이 270 km, 수심 60 m인 펀디만은 \(T_n = \dfrac{4 \times 270000}{\sqrt{9.8 \times 60}} \approx 44500\) s, 곧 약 12.4시간이다. 반일주조의 주기 12.42시간과 거의 같아 공명이 일어나 조차가 몇 배로 커진다. 만이 너무 짧거나 깊으면 고유 주기가 짧아져 공명이 약하다. 서해는 수심이 얕고 넓으며 경기만처럼 깊숙한 만이 많아, 조석파가 크게 증폭된다.1
2.10.2조석 마찰
조석은 바닷물을 하루 두 번 대륙붕 위로 밀어 올렸다 끌어내리며 바닥과의 마찰로 에너지를 잃는다. 이 에너지는 지구의 자전에서 나온다. 그래서 지구의 자전은 아주 조금씩 느려져, 하루의 길이가 100년에 약 2 ms씩 늘어난다. 그리고 바닷물의 부푼 부분이 지구의 자전을 따라 달보다 조금 앞서 있으므로, 그 부분이 달을 앞쪽으로 끌어당겨 달의 궤도가 커진다. 레이저로 재면 달은 해마다 약 3.8 cm씩 멀어지고 있다. 약 4억 년 전 산호 화석의 성장선을 세어 보면 1년이 약 400일이었다. 그때는 하루가 22시간 남짓이었다는 뜻이다.
2.10.3예제 풀이
길이 150 km인 만이 반일주조(12.42시간)와 공명하려면 평균 수심이 얼마여야 하는가? 이 만의 수심이 실제로는 60 m라면 고유 주기는 얼마이며, 공명에서 얼마나 벗어나는가?
공명하려면 \(T_n = 4L/\sqrt{gh} = 44700\) s이어야 하므로 \(\sqrt{gh} = 4 \times 150000 \div 44700 \approx 13.4\) m/s, 곧 \(h = 13.4^2 \div 9.8 \approx 18\) m이다.
수심이 60 m라면 \(\sqrt{gh} \approx 24.2\) m/s이므로 \(T_n = 600000 \div 24.2 \approx 24800\) s, 곧 약 6.9시간으로 조석 주기의 0.55배이다. 그림 1의 모형으로 증폭은 약 1.4배에 그친다. 즉 같은 길이의 만이라도 수심에 따라 공명 여부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조력 발전소는 조차가 큰 곳에 짓는데, 우리나라의 시화호 조력 발전소도 서해의 큰 조차를 이용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기조력의 크기를 계산하고, 조석 마찰이 지구의 하루와 달의 거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 살펴보자.
- 바닷물 전체의 조석 에너지 소모는 약 3.7 TW로, 인류가 쓰는 에너지의 5분의 1쯤이다. 그 대부분이 얕은 대륙붕과 만에서 마찰로 사라진다.
기조력은 달과 태양의 인력이 지구의 각 부분에서 다른 데서 생기며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고, 대양의 조차는 1 m 미만이다. 만의 고유 진동 주기 \(4L/\sqrt{gh}\)가 조석 주기와 가까우면 공명으로 조차가 크게 커지고, 조석 마찰은 지구의 자전을 늦추고 달을 밀어낸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펀디만은 길이와 수심이 만드는 고유 주기가 반일주조와 거의 같아, 공명으로 조차가 16 m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