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 편이 탐사
본문밤하늘 사진의 은하들은 하늘에 고르게 흩뿌려진 점처럼 보인다. 사진은 방향만 알려 줄 뿐 거리는 알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하 수십만 개의 스펙트럼을 찍어 거리를 구하고 3차원 지도를 그리자, 은하들이 벽과 실처럼 모이고 그 사이에 거대한 빈 공간이 있는 구조가 드러났다. 스펙트럼은 어떻게 거리를 알려 줄까?
3.4.1적색 편이
은하의 스펙트럼에서 수소, 칼슘 같은 원소가 만드는 선의 파장을 실험실의 파장과 비교하면, 대부분의 은하에서 긴 파장 쪽으로 옮겨 가 있다. 이를 적색 편이라 하며, 원래 파장 \(\lambda_0\)에 대해 \(z = \dfrac{\lambda - \lambda_0}{\lambda_0}\)로 나타낸다. 적색 편이는 우주가 팽창하여 빛이 오는 동안 공간과 함께 파장이 늘어난 결과이다.
가까운 은하에서는 후퇴 속도가 \(v \approx cz\)이고, 거리 \(d\)에 비례한다. \[v = H_0d,\quad H_0 \approx 70\ \text{km/s/Mpc}\] 그래서 적색 편이를 재면 거리 \(d \approx \dfrac{cz}{H_0}\)를 구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z\)를 바꾸어 보자. \(z = 0.05\)이면 수소선이 656 nm에서 689 nm로 옮겨 가고, 후퇴 속도는 15 000 km/s, 거리는 약 210 Mpc이다. 스펙트럼 한 장이 거리라는 세 번째 좌표를 주므로, 하늘의 방향과 합쳐 은하의 3차원 위치를 알 수 있다.1
3.4.2적색 편이 탐사
하늘의 넓은 영역에서 은하 수십만~수백만 개의 적색 편이를 재어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적색 편이 탐사라 한다. 1980년대 탐사에서 은하들이 거대한 벽(만리장성)을 이루고, 지름 수천만 광년의 빈 공간(보이드)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오늘날의 탐사는 수천만 개 은하로 우주의 거대 구조와 팽창의 역사를 잰다.
3.4.3예제 풀이
어떤 은하의 스펙트럼에서 수소선(정지 파장 656.3 nm)이 669.4 nm에서 관측되었다. 적색 편이, 후퇴 속도, 거리를 구하여라. 같은 방향의 다른 은하가 \(z = 0.024\)이면 두 은하는 시선 방향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c = 3.0 \times 10^5\) km/s, \(H_0 = 70\) km/s/Mpc)
\(z = \dfrac{669.4 - 656.3}{656.3} \approx 0.020\)이다. 후퇴 속도는 \(cz = 3.0 \times 10^5 \times 0.020 = 6000\) km/s, 거리는 \(\dfrac{6000}{70} \approx 86\) Mpc이다.
\(z = 0.024\)인 은하는 \(\dfrac{7200}{70} \approx 103\) Mpc이므로, 두 은하는 시선 방향으로 약 17 Mpc, 약 55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사진에서는 나란히 붙어 보이던 두 은하가 사실은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다만 은하단 속의 은하는 저마다 수백 km/s로 움직여 적색 편이에 오차를 더하므로, 은하단은 지도에서 시선 방향으로 길쭉하게 늘어나 보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먼 은하가 빨리 멀어지는 까닭과, 스펙트럼으로 우주의 구조가 드러나는 과정을 살펴보자.
- \(z\)가 커지면 \(v = cz\)가 맞지 않고, 거리도 우주 팽창의 역사에 따라 달리 계산해야 한다. 그림 1의 어림은 \(z\)가 0.1 정도까지에서 쓸 만하다.
은하의 스펙트럼선이 긴 파장 쪽으로 옮겨 간 정도 \(z\)를 적색 편이라 하며, 가까운 은하에서는 후퇴 속도 \(cz\)와 허블 법칙으로 거리 \(\frac{cz}{H_0}\)를 구한다. 수많은 은하의 적색 편이를 재어 3차원 지도를 그리는 것이 적색 편이 탐사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우주 구조는 스펙트럼이 알려 준 거리를 더해 은하의 3차원 위치를 그렸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