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전지 전위와 자유 에너지

새 건전지는 1.5 V를 내지만 다 쓴 건전지는 전압이 거의 0입니다. 안의 물질이 남아 있는데도 전압이 사라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전지의 전압은 반응의 자유 에너지를 전하로 나눈 값이고, 반응이 평형에 다가갈수록 꺼낼 수 있는 자유 에너지가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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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 전위와 자유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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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다니엘 전지의 전압은 약 1.10 V이다. 이 전지로 꼬마전구를 오래 켜 두면 전압이 조금씩 떨어지고, 마침내 전구가 꺼진다. 아연판도 구리 이온도 아직 남아 있는데 왜 전지가 멈출까? 전압은 표준 환원 전위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전지 속의 농도가 변하면 전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전압이 0이 되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그림 1. 25 °C 다니엘 전지의 전위. 전지를 쓰면 Zn²⁺가 늘고 Cu²⁺가 줄어 Q가 커지고 전위가 떨어진다. 전위가 0이 되는 Q가 평형 상수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표준 전지 전위(표준 환원 전위와 전지 전위), 깁스 자유 에너지(깁스 자유 에너지와 자발성), 로그(수학).

3.7.1자유 에너지와 반응 지수

반응의 자유 에너지 변화는 반응물과 생성물의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생성물이 적고 반응물이 많을수록 반응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커서 \(\Delta G\)가 더 음수이다. 이를 나타내는 식이 \(\Delta G = \Delta G° + RT\ln Q\)이다. \(Q\)는 생성물의 농도를 반응물의 농도로 나눈 반응 지수이다. 그리고 전지에서는 \(\Delta G = -nFE\)이므로, 전지 전위도 농도에 따라 변한다. 표준 전지 전위는 모든 농도가 1 M인 특별한 경우의 값일 뿐이다.

정리 3.7.1 네른스트 식

전자 \(n\) mol이 이동하는 전지의 전위는 \[E = E° - \frac{RT}{nF}\ln Q = E° - \frac{0.0592}{n}\log Q\ (25\ °\text{C})\]이다. 평형에서는 \(E = 0\)이고 \(Q = K\)이므로 \(\log K = \dfrac{nE°}{0.0592}\)이다.

그림 1에서 log Q를 바꾸어 보자. 다니엘 전지 Zn + Cu²⁺ → Zn²⁺ + Cu는 전자 2 mol이 이동하므로, Q가 10배 커질 때마다 전위가 0.0296 V씩 떨어진다. 전지를 쓰면 Zn²⁺가 늘고 Cu²⁺가 줄어 Q가 커진다. 그런데 Q가 100배 커져도 전위는 0.06 V밖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전지는 오래 일정한 전압을 내다가, Cu²⁺가 거의 바닥나는 끝 무렵에 전압이 급하게 떨어진다. 전위가 0이 되는 \(\log Q \approx 37.2\)에서 반응은 평형에 이르고 전류가 멈춘다.1

3.7.2평형 상수와 전위

네른스트 식은 전지 전위와 평형 상수를 잇는다. 다니엘 전지의 평형 상수는 \(10^{37.2}\)로, 평형에서 Zn²⁺가 Cu²⁺보다 \(10^{37}\)배 많다. 사실상 Cu²⁺가 모두 반응한 셈이다. 이렇게 큰 평형 상수는 직접 잴 방법이 없지만, 전위 하나를 재면 계산할 수 있다. 반대로 같은 이온이 농도만 다른 두 용액으로도 전지를 만들 수 있다. 이 농도 전지는 E°가 0이지만, 진한 쪽이 묽어지고 묽은 쪽이 진해지는 방향으로 전류가 흘러, 두 농도가 같아질 때 멈춘다.

관계식25 °C 자유 에너지와 전위ΔG° = −nFE°F = 96500 C/mol 자유 에너지와 평형ΔG° = −RT ln KRT = 2.48 kJ/mol 전위와 평형log K = nE°/0.0592E° 0.03 V ↔ K 10배 (n = 2)
그림 2. 전지 전위, 자유 에너지, 평형 상수는 서로 바꾸어 계산할 수 있는 같은 정보이다.

3.7.3예제 풀이

예제 3.7.2

25 °C 다니엘 전지에서 [Zn²⁺] = 1.0 M, [Cu²⁺] = 0.010 M일 때의 전지 전위를 구하여라. 그리고 이 전지 반응의 표준 자유 에너지 변화와 평형 상수를 구하여라. E° = 1.10 V이다.

\(Q = 1.0 \div 0.010 = 100\)이므로 \(\log Q = 2\)이다. 네른스트 식에서 \(E = 1.10 - \dfrac{0.0592}{2} \times 2 \approx 1.04\) V이다. 구리 이온이 표준 농도의 100분의 1로 줄었는데도 전위는 0.06 V만 줄었다.

표준 자유 에너지 변화는 \(\Delta G° = -2 \times 96500 \times 1.10 \approx -212\) kJ/mol이다. 평형 상수는 \(\log K = \dfrac{2 \times 1.10}{0.0592} \approx 37.2\), 곧 \(K \approx 10^{37}\)이다. 그래서 다니엘 전지는 구리 이온이 거의 다 쓰일 때까지 1 V 남짓의 전압을 유지하다가 멈춘다. 즉 전지가 멈추는 것은 재료가 다 떨어져서라기보다 반응이 평형에 이르러 더 나아갈 자유 에너지가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농도에 따른 전지 전위를 측정해 보고, 전위로 평형 상수를 계산해 보자.

  1. pH 측정기의 유리 전극도 네른스트 식을 쓴다. 유리막 안팎의 H⁺ 농도 차이가 만드는 전위를 재므로, 25 °C에서 pH가 1 바뀔 때마다 전위가 약 59 mV 바뀐다.
마무리

전지 전위는 표준 전위에서 반응 지수의 로그에 비례하는 만큼 줄어들며, 이 관계가 네른스트 식이다. 전지를 쓰면 반응 지수가 커져 전위가 떨어지고, 전위가 0이 될 때 반응은 평형에 이르며 그때의 반응 지수가 평형 상수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전지는 쓸수록 생성물이 쌓여 전압이 떨어지다가, 반응이 평형에 이르러 자유 에너지 차이가 사라지면 멈춘다.

탐구 1

다 쓴 전지는 왜 전압이 0이 될까?

ΔG = −nFE · 네른스트 식 · E°와 평형 상수 · 농도 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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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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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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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G = −nFE (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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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enF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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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 E° − (RT/nF) ln Q. 25 °C에서 RT/F × ln 10 = 0.0592 V이다. 농도는 활동도 대신 몰 농도(M), 기체는 압력(bar)을 그대로 썼고(이상 용액·이상 기체 근사), E°는 25 °C 값(다니엘 1.104 V, 연료 전지 1.229 V)이 온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ΔG는 반응식대로 1회 반응할 때(전자 n mol)의 값이다.

  1. 질문다니엘 전지는 표준 상태에서 1.10 V를 낸다. 전류를 계속 뽑으면 Cu²⁺는 줄고 Zn²⁺는 늘어난다. 전압은 어떻게 변하고, 언제 0이 될까? 같은 물질로 만든 두 전극 사이에서도 전압이 생길 수 있을까?
  2. 복원E°전지 = E°환원 전극 − E°산화 전극이고, 온도와 압력이 일정할 때 ΔG < 0이면 반응이 자발적이다. 반응 지수 Q는 평형 상수식에 지금의 농도를 넣은 값이다.
  3. 설명전지 안에서 반응은 부피를 거의 바꾸지 않으므로 팽창 일은 무시할 수 있고, 반응이 하는 일은 전자를 전위차 E만큼 밀어 올리는 전기적 일이다. 전자 n mol의 전하는 nF이므로, 가역적으로 꺼낼 수 있는 최대 전기적 일이 −ΔG와 같다는 데서 ΔG = −nFE(표준 상태에서 ΔG° = −nFE°)가 나온다. ΔG = ΔG° + RT ln Q에 대입하면 네른스트 식 E = E° − (RT/nF) ln Q를 얻는다. 평형에서는 ΔG = 0, E = 0, Q = K이므로 ln K = nFE°/RT이다.
  4. 연결E > 0, ΔG < 0, Q < K는 모두 ‘정반응이 자발적’이라는 같은 말이다. 전지가 방전되면 Q가 K를 향해 커지고 E가 0을 향해 줄어든다. 다니엘 전지의 K는 약 1037이라서 Cu²⁺가 거의 다 소모될 때까지 전압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E° = 0인 농도 전지는 농도 차이만으로 전압을 만들며, 신경 세포의 막전위도 이와 같은 원리이다. 연료 전지의 ΔG° = −4 × 96 485 × 1.229 J ≈ −474 kJ은 물 2 mol의 표준 생성 자유 에너지와 같다.
  5. 적용다니엘 전지에서 [Cu²⁺]를 줄이고 [Zn²⁺]를 늘려 보자. log Q가 1 커질 때 E는 얼마나 줄어드는가? 농도 전지에서 두 농도를 같게 하면 E는 얼마이고, 어느 쪽이 (+)극인가? 온도를 올리면 그래프의 기울기가 어떻게 바뀌는가? 연료 전지에서 기체 압력을 10배로 높이면 전압은 얼마나 오르는가?
  6. 판단네른스트 식이 주는 E는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을 때의 값(개방 회로 전압)이다. 실제로 전류를 뽑으면 내부 저항과 전극 반응의 느림(과전압) 때문에 전압이 이보다 낮아진다. 또 묽지 않은 용액에서는 농도 대신 활동도를 써야 해서 계산값과 측정값이 어긋난다. 다 쓴 전지의 전압이 0에 가까운 것은 대부분 평형에 다다라서라기보다 반응물이 고갈되거나 내부 저항이 커졌기 때문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25 °C에서 전자 1개를 주고받는 반응(n = 1)의 E° = +0.118 V이다. 이 반응의 평형 상수 K는 대략?

읽기 2

개구리 다리에서 스마트폰 배터리까지, 전지는 어떻게 발전했을까?

읽기 · 화학 전지의 역사와 공통 구조

1780년대 갈바니는 해부한 개구리 다리가 두 금속에 닿으면 움찔하는 것을 보고 ‘동물 전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볼타는 전기가 개구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금속에서 나온다고 보고 1800년 최초의 전지를 만들었다.

전지 (연도)(−)극의 산화(+)극의 환원전해질특징과 한계
볼타 전지 (1800)아연 Zn구리 표면에서 H⁺ → H₂묽은 황산 (소금물 적신 천)최초의 연속 전류. 구리 표면에 수소 기포가 붙어 전압이 금방 떨어짐(분극)
다니엘 전지 (1836)Zn → Zn²⁺Cu²⁺ → CuZnSO₄, CuSO₄ 수용액 + 염다리(다공성 칸막이)두 반쪽 전지를 나누어 분극을 해결, 전압이 안정(약 1.1 V). 전신 통신에 쓰임
르클랑셰 전지 → 망가니즈 건전지 (1866~)아연 통MnO₂NH₄Cl·ZnCl₂ 반죽전해질을 반죽으로 만들어 들고 다닐 수 있게 됨. 알칼리 건전지는 KOH를 써서 수명이 김
납축전지 (1859)PbPbO₂묽은 황산최초의 충전식 전지. 무겁지만 큰 전류를 내 지금도 자동차 시동용으로 씀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20세기)Cd 또는 수소 저장 합금NiO(OH)KOH작은 충전식 전지. 카드뮴의 독성 때문에 니켈–수소로 바뀜
리튬 이온 전지 (1991)흑연 속 리튬 (Li → Li⁺ + e⁻)LiCoO₂ 등 금속 산화물리튬염을 녹인 유기 용매 + 분리막가볍고 전압이 높아(약 3.7 V) 휴대 전화·전기 자동차에 쓰임. 2019년 노벨 화학상

공통점모든 전지의 뼈대

모든 전지에는 산화가 일어나는 (−)극과 환원이 일어나는 (+)극이 있다. 전자를 잘 내놓는 물질과 잘 받는 물질을 떼어 놓아, 전자가 도선을 거쳐서만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또 이온이 지나가는 전해질이 있어서, 도선으로 전자가 흐르는 동안 안쪽에서는 이온이 움직여 전하의 균형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염다리, 다공성 칸막이, 분리막처럼 두 극이 직접 닿지 않게 하는 분리 구조가 있다. 두 극이 직접 반응하면 전기 에너지 대신 열만 나오기 때문이다.

판단전지의 발전은 ‘더 높은 전압’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분극을 없애고(다니엘), 들고 다닐 수 있게 하고(건전지), 다시 쓸 수 있게 하고(축전지), 가볍게 하는(리튬 이온) 문제를 하나씩 풀어 온 과정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불이 붙지 않는 고체 전해질 전지와 리튬보다 흔한 나트륨을 쓰는 전지가 연구되고 있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다니엘 전지에서 염다리를 빼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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