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와 환원
본문철못이 붉게 녹슬고, 숯이 타고, 우리 몸이 포도당에서 에너지를 꺼낸다.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이 일들을 화학에서는 모두 '산화'라고 부른다. 무엇이 같길래 한 이름으로 묶을까? 그리고 무언가가 산화될 때 반대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1.3.1산소를 얻고 잃는 반응
처음에 산화는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는 반응을 뜻했다. 철이 녹슬 때 철은 산소와 결합해 산화 철이 되고, 숯이 탈 때 탄소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 탄소가 된다. 반대로 물질이 산소를 잃는 반응을 환원이라 한다. 용광로에서 산화 철(\(\text{Fe}_2\text{O}_3\))에 코크스를 넣으면, 산화 철은 산소를 잃어 철이 되고(환원) 탄소는 산소를 얻는다(산화).
여기서 산소는 한쪽에서 사라지고 다른 쪽에 붙는다. 즉 한 물질이 산소를 잃으면 다른 물질이 그 산소를 얻어야 하므로, 산화와 환원은 언제나 함께 일어난다.
1.3.2전자를 잃고 얻는 반응
그런데 산소가 없는 반응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푸른 황산 구리 수용액에 아연판을 넣으면 아연판 표면에 붉은 구리가 생기고 용액의 푸른색이 옅어진다. 이때 아연 원자는 전자 2개를 내놓아 \(\text{Zn}^{2+}\) 이온으로 녹아 나가고, 용액의 \(\text{Cu}^{2+}\) 이온은 그 전자 2개를 받아 구리 원자가 된다.
물질이 산소를 얻거나 전자를 잃는 반응을 산화, 산소를 잃거나 전자를 얻는 반응을 환원이라 한다. 한 물질이 잃은 전자를 다른 물질이 얻으므로 산화와 환원은 동시에 일어난다.
전자로 정의하면 산소의 경우도 함께 설명된다. 금속이 산소와 결합할 때 금속은 산소에게 전자를 넘겨 양이온이 되기 때문이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반응을 진행시키면, 아연 원자가 하나 녹아 나갈 때마다 구리 이온 하나가 구리 원자로 바뀐다. 잃은 전자 수와 얻은 전자 수가 언제나 같다.
아연이 구리 이온에게 전자를 넘겨주는 까닭은, 아연이 구리보다 전자를 잃기 쉽기 때문이다. 그림 2처럼 금속을 전자를 잃기 쉬운 순서로 늘어놓으면, 왼쪽 금속은 오른쪽 금속의 이온을 환원시킨다. 그래서 구리판을 황산 아연 수용액에 넣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금이 오래되어도 녹슬지 않는 것도 금이 전자를 거의 잃지 않기 때문이다.1
1.3.3생명 속의 산화 환원
광합성과 세포 호흡도 산화 환원 반응이다. 세포 호흡에서 포도당은 산소와 반응해 이산화 탄소와 물이 되며, 포도당은 산화되고 산소는 환원된다. 이때 나오는 에너지로 세포는 ATP를 만든다. 광합성은 그 반대로, 빛에너지를 써서 이산화 탄소를 환원해 포도당을 만들고 물을 산화해 산소를 내놓는다.
1.3.4예제 풀이
질산 은(\(\text{AgNO}_3\)) 수용액에 구리선을 넣었더니 구리선 표면에 은이 생기고 용액이 푸르게 변했다. 산화되는 물질과 환원되는 물질을 쓰고, 구리 원자 1개가 반응할 때 은 이온 몇 개가 은이 되는지 구하여라.
용액이 푸르게 변한 것은 \(\text{Cu}^{2+}\) 이온이 생겼기 때문이다. 즉 구리 원자는 전자 2개를 잃었으므로 산화되었다(\(\text{Cu} \to \text{Cu}^{2+} + 2e^-\)).
은 이온 \(\text{Ag}^+\)는 전자 1개를 얻어 은 원자가 되었으므로 환원되었다(\(\text{Ag}^+ + e^- \to \text{Ag}\)). 그런데 구리 1개가 내놓은 전자는 2개이고 은 이온 1개가 받는 전자는 1개이므로, 은 이온 2개가 필요하다. 따라서 전체 반응은 \(\text{Cu} + 2\text{Ag}^+ \to \text{Cu}^{2+} + 2\text{Ag}\)이다.
질산 이온 \(\text{NO}_3^-\)은 반응 전후에 변하지 않고 용액에 남아 있으므로 반응식에서 빼도 된다. 주고받은 전자 수를 맞추면 반응하는 입자의 수의 비가 저절로 정해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금속과 이온을 바꾸어 넣으며 반응이 일어나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 철이 녹스는 데에는 산소와 물이 함께 필요하다. 소금물은 이온이 많아 전자의 이동을 도우므로, 바닷가의 철이 더 빨리 녹슨다.
산화는 산소를 얻거나 전자를 잃는 반응이고, 환원은 산소를 잃거나 전자를 얻는 반응이며, 한쪽이 잃은 것을 다른 쪽이 얻으므로 둘은 언제나 함께 일어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녹스는 철, 타는 숯, 우리 몸의 세포 호흡은 모두 어떤 물질이 전자를 잃고 다른 물질이 그것을 얻는 같은 종류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