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환원 전위와 전지 전위
본문아연과 구리로 만든 전지는 1.10 V, 마그네슘과 은으로 만든 전지는 3 V가 넘는다. 철과 구리로 만들면 약 0.78 V이다. 금속 쌍마다 실험해 보지 않고도 전압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원하는 전압의 전지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금속이 (−)극이 되고, 전압은 무엇으로 정해질까?
2.3.1표준 환원 전위
한 반쪽 전지의 전위는 혼자서는 잴 수 없고, 다른 반쪽 전지와 이어 전위차로만 잴 수 있다. 그래서 기준을 정한다. 1 atm의 수소 기체와 1 M H⁺ 용액에 백금 전극을 담근 표준 수소 전극의 전위를 0 V로 정하고, 다른 반쪽 전지를 이와 이어 잰 값을 표준 환원 전위 \(E°\)라 한다. 표준 상태는 25 °C, 이온 농도 1 M, 기체 1 atm이다.
\[E°_{\text{전지}} = E°_{(+)\text{극}} - E°_{(-)\text{극}}\] \(E°\)가 큰 쪽이 환원되는 (+)극, 작은 쪽이 산화되는 (−)극이다. \(E°_{\text{전지}} > 0\)이면 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표준 환원 전위가 작을수록 그 금속은 전자를 잃기 쉽다. 즉 반응성이 크다. Mg(−2.37 V)와 Zn(−0.76 V)은 수소보다 전자를 잘 잃어 산에 녹고, Cu(+0.34 V)와 Ag(+0.80 V)는 수소보다 전자를 덜 잃어 묽은 산에 녹지 않는다. 그림 1에서 Zn과 Cu를 고르면 \(0.34 - (-0.76) = 1.10\) V이다.1
2.3.2전지 전위와 에너지
전지가 하는 전기적 일은 흐른 전하량과 전위의 곱이다. 전자 \(n\) mol이 흐르면 전하량은 \(nF\)이므로, 반응의 깁스 에너지 변화는 \(\Delta G° = -nFE°\)이다. 그래서 전지 전위가 양수이면 \(\Delta G°\)가 음수로 자발적 반응이다. 표준 환원 전위의 표 하나로 어떤 산화·환원 반응이 저절로 일어날지도 판단할 수 있다.
2.3.3예제 풀이
철과 구리로 표준 상태의 전지를 만들었다. 어느 쪽이 (−)극이며, 전체 반응식과 표준 전지 전위, \(\Delta G°\)를 구하여라. (\(E°_{\text{Fe}^{2+}/\text{Fe}} = -0.44\) V, \(E°_{\text{Cu}^{2+}/\text{Cu}} = +0.34\) V, \(F = 96\,500\) C/mol)
철의 \(E°\)가 더 작으므로 철이 산화되는 (−)극, 구리가 (+)극이다. 반쪽 반응은 \(\text{Fe} \rightarrow \text{Fe}^{2+} + 2e^-\), \(\text{Cu}^{2+} + 2e^- \rightarrow \text{Cu}\)이므로 전체 반응은 \(\text{Fe} + \text{Cu}^{2+} \rightarrow \text{Fe}^{2+} + \text{Cu}\)이다.
\(E°_{\text{전지}} = 0.34 - (-0.44) = 0.78\) V이고, \(\Delta G° = -2 \times 96\,500 \times 0.78 \approx -150\,500\) J, 곧 약 −151 kJ이다. 음수이므로 자발적이다. 실제로 쇠못을 황산 구리 용액에 넣으면 못 표면에 붉은 구리가 입혀진다. 그리고 반쪽 반응식에 계수를 곱해도 \(E°\)는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한다. 전위는 전자 하나당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두 금속을 골라 전지의 전압을 미리 계산하고 실제 값과 비교해 보자.
- 이온 농도가 1 M이 아니면 전위가 조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다니엘 전지에서 구리 이온 농도를 높이거나 아연 이온 농도를 낮추면 전압이 조금 커진다. 전지를 쓰면 이 농도 차가 줄어 전압이 차츰 떨어진다.
표준 수소 전극을 0 V로 하여 잰 표준 환원 전위가 클수록 환원되기 쉽고, 작을수록 산화되기 쉽다. 전지에서는 \(E°\)가 큰 쪽이 (+)극이 되며, 전지 전위는 \(E°_{(+)} - E°_{(-)}\), 에너지는 \(\Delta G° = -nFE°\)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그렇다'이다. 두 금속의 표준 환원 전위만 알면 전지의 전압과 극을 미리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