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전자 현미경
본문광학 현미경으로 꽃가루를 보면 둥근 알갱이로 보이고, 사진을 찍어 컴퓨터에서 열 배로 키워도 흐릿한 얼룩만 커질 뿐이다. 그런데 주사 전자 현미경 사진에는 같은 꽃가루 표면에 0.2 μm보다 가는 가시들이 입체적으로 빼곡히 보인다. 확대 배율만 높인다고 작은 것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전자 현미경 사진에서 실제 크기는 어떻게 읽을까?
1.2.1배율과 분해능
배율은 상을 얼마나 크게 키우는지이고, 분해능은 가까이 있는 두 점을 둘로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짧은 거리이다. 빛은 파동이어서 아주 작은 틈이나 점을 지나며 퍼지므로, 파장의 절반쯤보다 가까운 두 점은 상에서 겹쳐 하나로 보인다. 가시광선의 파장이 400 nm에서 700 nm이므로 광학 현미경의 분해능은 약 0.2 μm에 머문다. 이보다 작은 구조는 상을 아무리 크게 키워도 흐릿한 덩어리가 커질 뿐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게 분해능을 넘어서 키운 배율을 빈 배율이라 한다.
현미경의 분해능은 대략 \(d \approx \dfrac{\lambda}{2}\)이다. 파장이 짧은 것을 쓰면 분해능이 좋아진다. 수천 V로 가속한 전자는 파장이 가시광선의 수만분의 1이어서, 전자 현미경은 렌즈의 한계를 고려해도 수 nm까지 구별한다.
주사 전자 현미경은 가는 전자 빔으로 시료 표면을 한 줄씩 훑으며, 각 점에서 튀어나오는 이차 전자의 양을 재어 상을 만든다. 경사진 곳이나 모서리에서 이차 전자가 많이 나오므로 표면의 높낮이가 그림자처럼 드러나 입체적으로 보인다. 그 대신 표면만 볼 수 있고, 전자에는 색이 없어 사진은 흑백이다. 신문의 컬러 전자 현미경 사진은 나중에 색을 입힌 것이다.1
1.2.2시료 준비와 크기 읽기
전자는 공기 분자와 부딪히면 흩어지므로 시료실은 진공이어야 한다. 그래서 물기가 있는 생물 시료는 모양을 고정하고 말려야 하며, 전자가 쌓여 상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표면에 금이나 백금을 수 nm 두께로 얇게 입혀 전기가 통하게 한다. 이 때문에 살아 있는 세포는 볼 수 없다. 사진의 실제 크기는 사진 아래의 눈금 막대로 읽는다. 사진을 확대하거나 축소해도 눈금 막대가 함께 변하므로, 배율 숫자보다 눈금 막대가 믿을 만하다.
1.2.3예제 풀이
그림 2의 사진에서 꽃가루의 실제 지름과 사진의 배율을 구하여라. 같은 사진에서 가시 사이의 간격이 0.3 cm였다면 실제 간격은 얼마이고, 광학 현미경으로 이 가시들을 구별할 수 있는가?
눈금 막대 2.0 cm가 10 μm이므로 사진 1 cm는 5 μm이다. 꽃가루 지름 6.4 cm는 \(6.4 \times 5 = 32\) μm이다. 배율은 \(2.0\ \mathrm{cm}/10\ \mu\mathrm{m} = 20\,000\ \mu\mathrm{m}/10\ \mu\mathrm{m} = 2000\)배이다.
가시 사이 간격 0.3 cm는 \(0.3 \times 5 = 1.5\) μm이므로, 분해능 0.2 μm인 광학 현미경으로도 가시들을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가시 하나의 굵기가 0.1 μm라면 그 모양은 광학 현미경으로 볼 수 없고 전자 현미경이 필요하다. 즉 무엇을 볼 수 있는지는 배율이 아니라 분해능이 정하고, 분해능은 쓰는 파동의 파장이 정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광학 현미경과 주사 전자 현미경 사진을 비교하며 분해능의 차이를 확인하고, 눈금 막대로 실제 크기를 구해 보자.
- 최초의 전자 현미경은 1931년 독일의 루스카와 크놀이 만들었다. 루스카는 이 공로로 55년 뒤인 198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주사 전자 현미경은 1960년대에 상용화되었다.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구조는 배율이 아니라 분해능이 정하며, 분해능은 쓰는 파동의 파장의 절반쯤이어서 광학 현미경은 약 0.2 μm, 파장이 아주 짧은 전자를 쓰는 전자 현미경은 수 nm까지 구별한다. 주사 전자 현미경은 진공 속에서 금속을 입힌 시료의 표면을 전자 빔으로 훑어 입체적인 흑백 상을 만들고, 실제 크기는 눈금 막대로 읽는다. 처음 질문의 가는 가시는 광학 현미경의 분해능보다 작아서 아무리 확대해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