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압 내림, 끓는점 오름, 어는점 내림
본문눈이 오면 도로에 염화 칼슘을 뿌린다. 염화 칼슘이 녹은 물은 0 °C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도 얼지 않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0 °C에서 얼지 않고, 라면 국물이 맹물보다 조금 높은 온도에서 끓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그런데 같은 질량이라면 설탕보다 소금이, 소금보다 염화 칼슘이 더 효과가 좋다. 무엇이 어는점을 정할까?
2.2.1증기압 내림
밀폐된 그릇 속 물은 일부가 증발하여 수증기가 되고, 증발과 응축이 같아지면 수증기의 압력이 일정해진다. 이를 증기 압력이라 한다. 그런데 물에 설탕처럼 잘 증발하지 않는 용질을 녹이면, 수면의 일부를 용질 입자가 차지하여 증발할 수 있는 물 분자가 줄어든다. 그래서 용액의 증기 압력은 순수한 물보다 낮다. 증기 압력은 용매의 몰 분율에 비례한다(라울 법칙).
액체는 증기 압력이 대기압과 같아질 때 끓는다. 그런데 용액은 증기 압력이 낮으므로 더 높은 온도까지 데워야 대기압에 이른다. 즉 끓는점이 오른다. 또 어는점에서는 액체와 고체의 증기 압력이 같아야 하는데, 용액의 증기 압력이 낮아 더 낮은 온도에서 얼음과 맞추어진다. 즉 어는점이 내려간다.
몰랄 농도 \(m\)(용매 1 kg에 녹은 용질의 몰수)인 묽은 용액에서 \[\Delta T_b = K_b\,i\,m,\qquad \Delta T_f = K_f\,i\,m\] 이다. 물은 \(K_b = 0.52\), \(K_f = 1.86\) °C·kg/mol이고, \(i\)는 용질 한 단위가 물에 녹아 만드는 입자 수이다.
이 변화는 입자의 종류가 아니라 개수로 정해진다. 그래서 총괄성이라 부른다. 설탕은 녹아도 분자 하나 그대로라 \(i = 1\)이고, NaCl은 Na⁺와 Cl⁻로 나뉘어 \(i = 2\), CaCl₂는 Ca²⁺와 Cl⁻ 둘로 나뉘어 \(i = 3\)이다. 그림 1에서 용질을 바꾸어 보자.1
2.2.2예제 풀이
물 1 kg에 NaCl 58.5 g(1 mol)을 녹인 용액의 끓는점과 어는점을 구하여라. 같은 물에 CaCl₂ 111 g(1 mol)을 녹이면 어는점은 얼마인가?
NaCl은 \(i = 2\), \(m = 1\)이므로 \(\Delta T_b = 0.52 \times 2 \times 1 = 1.04\) °C, \(\Delta T_f = 1.86 \times 2 \times 1 = 3.72\) °C이다. 따라서 끓는점은 약 101.0 °C, 어는점은 약 −3.7 °C이다.
CaCl₂는 \(i = 3\)이므로 \(\Delta T_f = 1.86 \times 3 \times 1 = 5.58\) °C, 어는점은 약 −5.6 °C이다. 그리고 CaCl₂는 물에 녹을 때 열을 내놓아 눈을 녹이는 데 도움을 주고, 물에 매우 잘 녹아 진한 용액을 만들면 −50 °C 가까이까지 얼지 않는다. 그래서 몹시 추운 날의 제설제로 쓰인다. 한편 라면 국물은 염분이 이보다 훨씬 묽어 끓는점이 0.3 °C 안팎만 오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용질의 종류와 양을 바꾸며 소금물이 더 높은 온도에서 끓고 더 낮은 온도에서 어는 까닭을 직접 확인해 보자.
- 진한 용액에서는 이온들이 서로 끌어당겨 일부가 짝을 이루므로 실제 \(i\)가 이론값보다 조금 작다. 위 식은 묽은 용액에서 잘 맞는다.
잘 증발하지 않는 용질이 녹으면 용액의 증기 압력이 낮아져 끓는점이 오르고 어는점이 내려간다. 그 크기 \(K\,i\,m\)은 녹아 있는 입자의 총수에 비례하는 총괄성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염화 칼슘은 한 단위가 입자 세 개로 나뉘어 같은 몰수의 소금보다 어는점을 1.5배 더 낮추고, 녹을 때 열까지 내어 제설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