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적정 곡선
본문식초 속 아세트산의 농도를 알아내려면 농도를 아는 수산화 나트륨 용액을 조금씩 넣으며 중화점을 찾는다. 이때 넣은 부피에 따라 pH를 그린 것이 적정 곡선이다. 그런데 염산을 적정할 때와 아세트산을 적정할 때 곡선의 모양이 다르고, 중화점의 pH도 7이 아니다. 곡선의 어느 부분이 산의 세기를 알려 주며, 지시약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1.3.1적정 곡선의 네 구간
적정 곡선은 네 구간으로 나누어 읽는다. 처음에는 산만 있으므로 pH는 산의 세기와 농도로 정해진다. 염기를 넣기 시작하면 산의 일부가 중화되고, 산과 그 짝염기가 함께 있는 구간이 된다. 중화점에서는 산이 모두 짝염기로 바뀌어 염만 남는다. 중화점을 지나면 남은 NaOH가 pH를 정한다.
중화점 근처에서는 한두 방울에 pH가 수 단위나 뛴다. 산이 거의 다 없어진 상태에서 염기를 조금 더 넣으면 수소 이온 농도가 급격히 바뀌기 때문이다. 이 가파른 도약 구간 안에서 색이 바뀌는 지시약을 쓰면 중화점을 정확히 찾을 수 있다.
약산을 센 염기로 적정할 때 산의 절반이 중화된 점에서는 \([\text{HA}] = [\text{A}^-]\)이므로 \(\text{pH} = \text{p}K_a\)이다. 중화점에서는 짝염기 A⁻가 물과 반응하여 OH⁻를 내므로 pH가 7보다 크다.
그림 1에서 아세트산을 고르고 12.5 mL를 넣어 보자. pH는 4.74로 아세트산의 pKa와 같다. 그래서 적정 곡선만 있으면 절반 중화점의 pH를 읽어 산의 이온화 상수를 알 수 있다. 25 mL를 넣은 중화점에서는 pH가 약 8.7이다.1
1.3.2지시약 고르기
지시약은 그 자체가 약한 산으로, 산 형태와 짝염기 형태의 색이 다르다. 그래서 pH가 지시약의 pKa 근처를 지날 때 색이 바뀐다. 아세트산 적정에서는 중화점이 8.7이므로 pH 8.2~10에서 색이 바뀌는 페놀프탈레인이 알맞다. pH 3.1~4.4에서 바뀌는 메틸 오렌지를 쓰면 중화점보다 훨씬 일찍 색이 바뀌어 농도를 잘못 계산한다.
1.3.3예제 풀이
식초를 10배로 묽힌 용액 25.0 mL를 0.10 M NaOH로 적정하였더니 중화점까지 18.0 mL가 들었다. 묽힌 용액과 원래 식초의 아세트산 몰 농도를 구하여라. 원래 식초 1 L에 아세트산은 몇 g 들어 있는가? (아세트산 60 g/mol)
중화점에서 산과 염기의 몰수가 같으므로 \(C \times 25.0 = 0.10 \times 18.0\)이다. 따라서 묽힌 용액의 농도는 \(C = 0.072\) M이고, 원래 식초는 10배인 0.72 M이다.
원래 식초 1 L에는 아세트산 \(0.72 \times 60 \approx 43\) g이 들어 있다. 식초의 밀도를 약 1 g/mL로 보면 질량 백분율로 약 4.3%이며, 시판 식초의 표시 값 4~5%와 맞는다. 이때 지시약으로 메틸 오렌지를 썼다면 약 6 mL만 넣어도 색이 바뀌어 농도를 3분의 1 정도로 잘못 구했을 것이다. 그래서 적정 곡선의 모양을 알아야 지시약을 바르게 고를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적정 곡선으로 산의 세기를 읽고, 지시약이 딱 그 순간에 색을 바꾸는 까닭을 확인해 보자.
- 중화점에는 0.050 M 아세트산 나트륨 용액이 남는다. 아세트산 이온의 \(K_b = 5.6 \times 10^{-10}\)으로 \([\text{OH}^-] = \sqrt{K_bC} \approx 5.3 \times 10^{-6}\) M, pOH 5.28, pH 8.72이다.
적정 곡선은 처음 산, 산과 짝염기가 함께 있는 구간, 중화점, 남은 염기의 네 구간으로 읽는다. 약산의 절반 중화점에서 pH는 pKa와 같고, 중화점의 pH는 짝염기 때문에 7보다 크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그렇다'이다. 절반 중화점의 pH로 이온화 상수를, 중화점의 위치로 알맞은 지시약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