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 이동
본문적갈색 이산화 질소(\(\text{NO}_2\))와 무색의 사산화 이질소(\(\text{N}_2\text{O}_4\))가 평형을 이룬 주사기를 꾹 누르면, 순간 색이 진해졌다가 곧 조금 옅어진다. 주사기를 뜨거운 물에 담그면 색이 진해지고, 얼음물에 담그면 옅어진다. 평형은 바깥에서 가한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까?
3.4.1르샤틀리에 원리
평형에 있는 계에 농도, 압력, 온도 같은 조건을 바꾸면 평형이 깨졌다가 새로운 평형을 찾아간다. 르샤틀리에는 그 방향이 늘 가해진 변화를 줄이는 쪽이라는 것을 정리했다.
평형 상태에 있는 계의 조건을 바꾸면, 계는 그 변화를 줄이는 방향으로 평형을 이동한다.
이 원리를 외우는 대신 \(Q\)와 \(K\)로 따져 보자. 반응물을 더 넣으면 \(Q\)의 분모가 커져 \(Q < K\)가 되고, 반응은 정반응 쪽으로 진행한다. 생성물을 빼내도 \(Q\)가 작아져 마찬가지이다. 농도를 바꾸는 것은 \(K\)를 바꾸지 않고 \(Q\)만 바꾼다.
3.4.2압력과 온도
기체의 부피를 절반으로 줄이면 모든 농도가 두 배가 된다. \(2\text{NO}_2 \rightleftarrows \text{N}_2\text{O}_4\)에서 \(Q = \dfrac{[\text{N}_2\text{O}_4]}{[\text{NO}_2]^2}\)이므로 분자는 2배, 분모는 4배가 되어 \(Q\)가 절반이 된다. \(Q < K\)이므로 정반응 쪽, 곧 기체 분자 수가 줄어드는 쪽으로 이동한다. 그림 1에서 부피를 줄이면 \(\text{NO}_2\)의 몰수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부피가 줄어든 만큼 농도는 여전히 처음보다 진해서, 색은 순간 진해졌다가 조금 옅어진다.1
온도는 다르다. 온도를 바꾸면 \(K\) 자체가 바뀐다. \(\text{NO}_2\)가 \(\text{N}_2\text{O}_4\)로 되는 반응은 발열 반응이므로, 온도를 올리면 열을 흡수하는 역반응 쪽으로 이동하여 \(K\)가 작아지고 색이 진해진다.
3.4.3예제 풀이
암모니아 합성 반응 \(\text{N}_2(g) + 3\text{H}_2(g) \rightleftarrows 2\text{NH}_3(g)\)는 발열 반응이다. 암모니아를 많이 얻으려면 압력과 온도를 각각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제 공장에서는 왜 약 450 °C의 비교적 높은 온도를 쓰는가?
반응물 쪽 기체 분자는 \(1 + 3 = 4\)개, 생성물 쪽은 2개이다. 압력을 높이면 기체 분자 수가 줄어드는 정반응 쪽으로 이동하므로 높은 압력이 유리하다. 정반응이 발열 반응이므로 온도를 낮추면 정반응 쪽으로 이동하여 \(K\)가 커진다.
그런데 온도가 낮으면 반응 속도가 너무 느려 평형에 이르는 데 오래 걸린다. 그래서 실제로는 200기압 정도의 높은 압력과 약 450 °C의 온도, 철 촉매를 함께 쓰고, 생긴 암모니아를 냉각해 계속 빼내어 \(Q\)를 낮게 유지한다. 평형의 양과 반응의 빠르기 사이에서 절충한 것이다.
탄산음료 뚜껑을 열면 이산화 탄소의 압력이 낮아져 녹아 있던 기체가 거품으로 빠져나오고, 높은 산에서는 산소 분압이 낮아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덜 붙잡는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조건으로 평형을 흔들어 보자.
- 반응물과 생성물의 기체 분자 수가 같은 반응, 예를 들어 \(\text{H}_2 + \text{I}_2 \rightleftarrows 2\text{HI}\)는 부피를 바꾸어도 \(Q\)가 변하지 않으므로 평형이 이동하지 않는다.
평형에 있는 계는 가해진 변화를 줄이는 쪽으로 이동한다. 농도와 압력의 변화는 \(Q\)를, 온도의 변화는 \(K\)를 바꾸며, 반응은 다시 \(Q = K\)가 되는 쪽으로 진행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주사기를 누르면 분자 수가 적은 \(\text{N}_2\text{O}_4\) 쪽으로, 데우면 흡열 쪽인 \(\text{NO}_2\) 쪽으로 평형이 움직여 색이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