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 용액과 생체
본문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젖산이 생기고, 숨을 참으면 혈액에 이산화 탄소가 쌓여 탄산이 된다. 그런데도 혈액의 pH는 7.35~7.45 사이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7.0 아래나 7.8 위로 바뀌면 생명이 위험하다. 순수한 물에 염산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pH가 크게 바뀌는데, 혈액은 어떻게 산이 들어와도 pH를 지킬까?
1.5.1완충 용액의 원리
약산과 그 짝염기가 비슷한 양으로 함께 들어 있는 용액을 완충 용액이라 한다. 아세트산(CH₃COOH)과 아세트산 이온(CH₃COO⁻)이 섞여 있으면, 산(H₃O⁺)이 들어왔을 때 CH₃COO⁻가 이를 받아 아세트산이 된다. 반대로 염기(OH⁻)가 들어오면 CH₃COOH가 양성자를 내주어 물이 된다. 그래서 들어온 H₃O⁺나 OH⁻가 대부분 소비되어 pH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약산 HA와 짝염기 A⁻로 된 완충 용액의 pH는 \[\text{pH} = \text{p}K_a + \log\frac{[\text{A}^-]}{[\text{HA}]}\] 이다. 두 농도가 같으면 pH = pKa이고, 비율이 10배 변해야 pH가 1 바뀐다.
pH는 두 농도의 비의 로그로 정해지므로, 산이 조금 들어와 비가 바뀌어도 pH는 매우 조금만 바뀐다. 그림 1에서 염산 1 mmol을 넣으면 A⁻ 10 mmol이 9 mmol로, HA 10 mmol이 11 mmol로 바뀌어 pH는 4.74에서 4.65로 0.09만 떨어진다. 같은 양을 물에 넣으면 pH가 7에서 2로 떨어진다.1
1.5.2혈액의 탄산 완충계
혈액의 가장 중요한 완충계는 탄산(H₂CO₃)과 탄산수소 이온(HCO₃⁻)이다. 탄산의 pKa는 약 6.1이고, 혈액에서는 HCO₃⁻가 H₂CO₃보다 약 20배 많다. 그런데 탄산은 이산화 탄소와 평형을 이루므로, 폐에서 숨을 더 내쉬어 이산화 탄소를 내보내면 탄산이 줄고, 콩팥은 HCO₃⁻의 양을 조절한다. 그래서 혈액은 들어온 산을 완충할 뿐 아니라 숨과 오줌으로 비율 자체를 되돌린다.
1.5.3예제 풀이
혈액에서 \([\text{HCO}_3^-] = 24\) mM, \([\text{H}_2\text{CO}_3] = 1.2\) mM이다. 탄산의 pKa를 6.1로 하여 혈액의 pH를 구하여라. 숨을 참아 \([\text{H}_2\text{CO}_3]\)가 2.4 mM으로 늘면 pH는 얼마가 되는가?
\(\text{pH} = 6.1 + \log\dfrac{24}{1.2} = 6.1 + \log 20 \approx 6.1 + 1.30 = 7.40\)이다.
탄산이 2배가 되면 \(\text{pH} = 6.1 + \log\dfrac{24}{2.4} = 6.1 + 1 = 7.1\)이다. 0.3 떨어져 위험한 산증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몸은 숨을 빠르게 쉬어 이산화 탄소를 내보내려 한다. 반대로 과호흡으로 이산화 탄소를 지나치게 내보내면 탄산이 줄어 pH가 올라가고, 손발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즉 우리가 숨을 쉬는 빠르기는 혈액의 pH를 맞추는 일과 직접 이어져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평형을 흔들었을 때의 변화와, 혈액이 pH 7.4에 머무는 원리를 직접 따져 보자.
- 완충 용액도 한계가 있다. 들어온 산이 짝염기의 양을 넘으면 더는 받아 줄 것이 없어 pH가 급격히 떨어진다. 그래서 완충 용액은 짝산과 짝염기를 충분히 진하게 만든다.
약산과 짝염기가 함께 있는 완충 용액은 들어온 산을 짝염기가, 들어온 염기를 약산이 받아 pH를 지키며, pH는 \(\text{p}K_a + \log\frac{[\text{A}^-]}{[\text{HA}]}\)로 정해진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혈액은 탄산과 탄산수소 이온의 완충계가 들어온 산을 받아 넘기고, 폐와 콩팥이 그 비율을 되돌려 pH를 7.4 근처로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