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평형 상수
본문질소와 수소로 암모니아를 만드는 하버–보슈 공정은 해마다 비료 원료를 1억 t 넘게 만들어 세계 인구의 절반을 먹여 살린다. 이 반응은 열을 내놓는 발열 반응이라, 온도가 낮을수록 평형에서 암모니아가 많다. 그런데 실제 공장은 400~500 °C의 뜨거운 온도에서 반응시킨다. 일부러 평형에 불리한 조건을 고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온도가 오르면 평형 상수는 얼마나 줄어들까?
4.2.1온도가 평형 상수를 바꾼다
농도나 압력을 바꾸면 평형의 위치는 옮겨 가지만 평형 상수는 그대로이다. 그런데 온도를 바꾸면 평형 상수 자체가 변한다. 표준 자유 에너지 변화는 \(\Delta G° = \Delta H° - T\Delta S°\)이고, 평형 상수와는 \(\Delta G° = -RT\ln K\)로 이어진다. 두 식을 합치면 \(\ln K\)가 \(-\dfrac{\Delta H°}{RT} + \dfrac{\Delta S°}{R}\)가 되어, 온도에 따라 변한다. 발열 반응은 온도가 오르면 \(K\)가 작아지고, 흡열 반응은 커진다.
\(\Delta H°\)가 온도에 따라 거의 변하지 않는다면, 두 온도 \(T_1\), \(T_2\)에서의 평형 상수는 \[\ln\frac{K_2}{K_1} = -\frac{\Delta H°}{R}\left(\frac{1}{T_2} - \frac{1}{T_1}\right)\]를 만족한다. \(\ln K\)를 \(1/T\)에 대해 그리면 기울기가 \(-\Delta H°/R\)인 직선이다.
그림 1에서 온도를 바꾸어 보자. 암모니아 합성의 Kp는 25 °C에서 약 \(6 \times 10^5\)이다. 그런데 500 K에서는 약 0.2, 700 K에서는 약 \(3 \times 10^{-4}\)으로 약 20억분의 1까지 줄어든다. 발열 반응에서 온도를 올리면 르샤틀리에 원리에 따라 열을 흡수하는 역반응 쪽으로 평형이 옮겨 가는 것과 같은 결론이다. 그래서 높은 온도에서는 평형 혼합물 속의 암모니아가 적다.1
4.2.2평형과 속도 사이의 타협
평형 상수만 보면 낮은 온도가 좋다. 그런데 질소 분자의 삼중 결합은 아주 단단해서, 낮은 온도에서는 촉매가 있어도 반응이 너무 느리다. 25 °C에서는 평형에 이르는 데 사실상 끝없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공장은 철 촉매가 충분히 빠르게 작동하는 400~500 °C를 고르고, 줄어든 평형 상수를 높은 압력으로 보충한다. 기체 분자 4개가 2개가 되는 반응이므로 압력을 200 atm 정도로 높이면 평형이 암모니아 쪽으로 옮겨 간다. 그리고 생긴 암모니아는 식혀서 액체로 빼내고, 남은 기체를 다시 돌려보낸다.
4.2.3예제 풀이
암모니아 합성의 Kp는 298 K에서 \(6.0 \times 10^5\)이고 ΔH° = −92.2 kJ이다. 판트호프 식으로 500 K에서의 Kp를 어림하여라. \(R = 8.314\) J/(mol·K)이다.
\(\dfrac{1}{500} - \dfrac{1}{298} = 0.002000 - 0.003356 = -0.001356\) K⁻¹이다. 따라서 \(\ln\dfrac{K_2}{K_1} = -\dfrac{-92200}{8.314} \times (-0.001356) \approx 11090 \times (-0.001356) \approx -15.0\)이다.
\(K_2 = 6.0 \times 10^5 \times e^{-15.0} \approx 6.0 \times 10^5 \times 3.0 \times 10^{-7} \approx 0.18\)이다. 온도가 200 K 남짓 올랐을 뿐인데 평형 상수가 약 300만분의 1로 줄었다. 실제 값은 \(\Delta H°\)가 온도에 따라 조금 변해 이 어림과 몇 배 차이가 나지만, 크기의 차이는 잘 맞는다. 즉 발열 반응의 평형 상수는 온도에 아주 민감하다. 그래서 공장은 평형 상수를 조금 희생하는 대신 빠른 속도를 얻는 쪽을 택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온도에 따른 평형의 이동을 관찰하고, 판트호프 식으로 여러 온도의 평형 상수를 계산해 보자.
- 하버는 1909년 실험실에서 이 반응을 성공시켰고, 보슈는 높은 압력을 견디는 거대한 설비를 만들어 1913년 공장 생산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각각 1918년과 1931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농도와 압력은 평형의 위치만 옮기지만, 온도는 평형 상수 자체를 바꾼다. 판트호프 식에 따라 발열 반응은 온도가 오르면 평형 상수가 작아지고 흡열 반응은 커지며, 그 정도는 \(\Delta H°\)의 크기에 비례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암모니아 공장은 평형 상수가 작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반응을 충분히 빠르게 하는 높은 온도와 이를 보충하는 높은 압력을 함께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