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자와 전자 회로
본문충전기는 콘센트의 교류를 배터리에 맞는 직류로 바꾸어야 한다. 교류는 1초에 60번씩 방향이 바뀌는데, 어떻게 한쪽 방향의 전류만 골라낼까? 그리고 마이크의 작은 신호를 스피커를 울릴 만큼 키우는 일은 어떻게 할까? 두 일은 모두 반도체로 만든 작은 소자가 맡는다.
1.7.1p-n 접합 다이오드
규소에 인 같은 15족 원소를 조금 섞으면 남는 전자가 생겨 n형 반도체가 되고, 붕소 같은 13족 원소를 섞으면 전자가 빈 자리인 양공이 생겨 p형 반도체가 된다. 두 반도체를 붙이면 경계에서 전자와 양공이 만나 사라지면서 전하 운반자가 없는 얇은 층, 곧 공핍층이 생긴다.
p형에 양극, n형에 음극을 연결하면 전자와 양공이 경계 쪽으로 밀려 공핍층이 얇아지고, 약 0.6 V를 넘으면 전류가 잘 흐른다. 이를 순방향 연결이라 한다. 0.6 V라는 값은 규소의 공핍층이 만드는 전위 장벽의 높이에서 나오며, 저마늄 다이오드는 약 0.3 V, 빨간 LED는 약 2 V이다. 반대로 연결하면 전자와 양공이 경계에서 멀어져 공핍층이 두꺼워지고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쪽으로만 흘린다. 수도관의 체크 밸브가 물을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이오드는 교류 가운데 순방향 반주기만 통과시킨다. 다이오드 네 개를 다리처럼 연결한 브리지 회로를 쓰면 두 반주기를 모두 같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고, 축전기로 출렁임을 메우면 거의 고른 직류가 된다.
1.7.2트랜지스터와 증폭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세 층을 겹친 소자이다. 가운데 층(베이스)에 흐르는 작은 전류가 양 끝 사이(컬렉터와 이미터)에 흐르는 큰 전류를 조절한다. 그런데 컬렉터 전류는 베이스 전류의 수십에서 수백 배이므로, 작은 신호의 모양 그대로 큰 신호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증폭이며, 마이크의 약한 신호도 이렇게 몇 단계를 거쳐 스피커를 울린다. 또 베이스 전류를 켜고 끄면 큰 전류를 켜고 끄는 스위치가 되며, 컴퓨터는 이 스위치 수십억 개로 0과 1을 계산한다.1
1.7.3예제 풀이
5 V 전원에 빨간 LED와 저항을 직렬로 연결한다. LED에는 2 V가 걸리고 20 mA가 흘러야 알맞게 빛난다. 필요한 저항을 구하여라. 또 전류 증폭률이 100인 트랜지스터의 베이스에 0.2 mA를 흘리면 컬렉터 전류는 얼마인가?
저항에 걸리는 전압은 \(5 - 2 = 3\) V이므로 \(R = \dfrac{3}{0.02} = 150\) Ω이다. 저항 없이 연결하면 그림 1처럼 다이오드의 전류가 전압에 따라 급격히 커져 LED가 타 버린다. 즉 저항은 전류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트랜지스터의 컬렉터 전류는 \(100 \times 0.2 = 20\) mA이다. 따라서 작은 0.2 mA의 신호로 이 LED를 켜고 끌 수 있다. 센서나 마이크로컨트롤러가 낼 수 있는 전류는 작아도, 트랜지스터 하나를 거치면 전동기나 스피커처럼 큰 전류가 필요한 장치를 움직일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교류를 직류로 바꾸고 작은 신호를 큰 신호로 키우는 회로를 직접 따라가 보자.
- 오늘날 컴퓨터 칩에 쓰이는 트랜지스터는 전기장으로 전류를 조절하는 방식(MOSFET)이 대부분이다. 크기가 수 nm까지 작아져, 손톱만 한 칩 하나에 수백억 개가 들어간다.
p형과 n형 반도체를 붙인 다이오드는 순방향에서만 전류를 흘려 교류를 직류로 바꾸고, 트랜지스터는 작은 베이스 전류로 큰 전류를 조절하여 신호를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다이오드는 역방향에서 공핍층이 두꺼워져 전하가 건너지 못하므로 전류를 한쪽으로만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