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의 주기
본문길이 1 m인 진자를 10°만큼 당겼다 놓고 10번 왕복하는 시간을 재니 20.1 s였다. 30°로 당겨 다시 재니 20.4 s, 60°로 당기니 21.5 s였다. 진자의 주기는 진폭과 상관없다고 배웠는데 크게 흔들수록 시간이 길어졌다. 측정이 서툰 것일까, 아니면 그 규칙에 한계가 있는 것일까? 주기를 정하는 것은 무엇이고, 진자로 \(g\)를 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6.1작은 각의 공식
길이 \(L\)인 줄에 매달린 추를 각 \(\theta\)만큼 기울이면, 중력의 성분 \(mg\sin\theta\)가 추를 아래로 되돌린다. 각이 작으면 \(\sin\theta \approx \theta\)이므로 복원력이 변위에 비례하고, 진자는 용수철 진자처럼 단진동을 한다. 이때 주기는 \(T_0 = 2\pi\sqrt{L/g}\)로 질량과 진폭에 상관없다. 질량은 복원력과 관성에 똑같이 들어가 지워지고, 진폭이 크면 그만큼 복원력도 커져 왕복 시간이 같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는 \(\sin\theta \approx \theta\)라는 어림에 기대고 있다. 각이 커지면 \(\sin\theta\)가 \(\theta\)보다 점점 작아져, 복원력이 단진동에서보다 약해지고 주기가 길어진다.
진폭 \(\theta_0\)(라디안)인 진자의 주기는 \[T \approx 2\pi\sqrt{\frac{L}{g}}\left(1 + \frac{\theta_0^2}{16}\right)\]이다. 진폭 10°에서 약 0.2%, 30°에서 약 1.7%, 60°에서 약 7% 길어진다.
그림 1에서 진폭을 바꾸어 보자. 5°에서는 공식과의 차이가 0.05%로 보이지 않을 만큼 작다. 30°이면 1.7%로, 1 m 진자의 주기 2.007 s가 2.042 s가 된다. 90°에서는 18%나 길어지고, 어림식도 실제 값에서 벗어난다. 그래서 주기가 진폭과 상관없다는 규칙은 작은 진폭에서만 맞는 어림이다. 처음 질문의 측정은 서툴지 않았고, 이 한계를 정확히 잡아낸 것이다.1
2.6.2작은 차이를 재려면
진폭 10°에서 늘어나는 시간은 한 주기에 0.004 s밖에 되지 않는다. 초시계를 누르는 반응의 흔들림 0.05 s보다 훨씬 작으므로, 한 주기만 재서는 진폭의 효과를 볼 수 없다. 10번 왕복하면 차이가 0.04 s, 50번 왕복하면 0.19 s로 쌓이지만, 반응 시간의 오차는 시작과 끝에서 한 번씩만 생긴다. 시계는 진자가 가장 빠르게 지나가는 가장 낮은 점에서 누르는 것이 좋다. 끝점에서는 진자가 느리게 멈췄다 돌아오므로 정확히 언제 멈췄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2.6.3예제 풀이
처음 질문의 30° 측정(10회 20.4 s)만으로 \(g\)를 구하면 얼마가 나오는가? 진폭을 보정하면 어떻게 되는가? 진폭 효과를 0.1% 안쪽으로 줄이려면 진폭을 몇 도 이하로 해야 하는가?
주기는 \(T = 2.04\) s이고, 작은 각의 공식을 그대로 쓰면 \(g = 4\pi^2 L/T^2 = 39.48 \times 1.000/4.162 \approx 9.49\) m/s²로 3% 작다. 주기가 1.7% 길면 제곱 때문에 \(g\)는 3.4% 작게 나오는 것이다. 진폭을 보정하여 \(T_0 = T/(1 + \theta_0^2/16)\)로 바꾸면, \(\theta_0 = 30° = 0.524\) rad에서 보정 인자는 \(1 + 0.274/16 = 1.017\)이고 \(T_0 = 2.04/1.017 = 2.006\) s이다. 이 값으로 \(g = 39.48/4.024 \approx 9.81\) m/s²를 얻는다.
진폭 효과를 0.1% 안쪽으로 두려면 \(\theta_0^2/16 < 0.001\), 곧 \(\theta_0 < 0.126\) rad \(\approx 7°\)이어야 한다. 1 m 진자를 7° 기울이면 추는 옆으로 약 12 cm 움직이니, 손으로도 충분히 맞출 수 있다. 그래서 진자로 \(g\)를 잴 때는 진폭을 5° 안팎으로 작게 하고, 길이를 여러 가지로 바꾸어 \(T^2\)을 \(L\)에 대해 그린 직선의 기울기 \(4\pi^2/g\)를 쓴다. 이 방법은 추의 중심 위치를 잘못 잰 일정한 길이 오차도 절편으로 떼어 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진자의 길이, 질량, 진폭을 하나씩 바꾸며 주기를 재고, 어떤 변인이 주기를 정하는지 가려내 보자.
- 하위헌스는 진폭에 상관없이 주기가 정확히 같으려면 추가 원이 아니라 사이클로이드라는 곡선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보였다. 그는 1673년 진자 양옆에 휜 판을 대어 줄이 그 곡선을 따르게 한 시계를 설계했다.
진자의 주기 \(2\pi\sqrt{L/g}\)는 \(\sin\theta \approx \theta\)로 어림한 작은 진폭의 결과이고, 진폭이 커지면 복원력이 약해져 주기가 약 \(1 + \theta_0^2/16\)배로 길어진다. 작은 차이는 여러 번 왕복한 시간을 쌓아 재고, \(g\)를 구할 때는 진폭을 5° 안팎으로 줄이거나 보정한다. 처음 질문의 측정은 정확했고, 진폭 30°와 60°에서 주기가 1.7%와 7% 길어지는 규칙의 한계를 보여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