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효율과 엔트로피
본문화력 발전소는 연료를 태워 얻은 열의 약 40%만 전기로 바꾸고, 나머지는 냉각수에 담아 바다나 강으로 내보낸다. 원자력 발전소는 그보다 조금 낮은 약 33%이다. 에너지는 보존되는데, 왜 열을 모두 일로 바꾸지 못할까? 기술이 나빠서일까, 아니면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뜨거운 커피가 저절로 식기만 하고 저절로 뜨거워지지 않는 것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1.6.1엔트로피
온도 \(T\)인 물체에 열 \(Q\)가 들어오면 그 물체의 엔트로피는 \(Q/T\)만큼 는다. 엔트로피는 물체 속 분자들이 에너지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방법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양이다. 열이 고온 물체에서 저온 물체로 흐르면, 고온 물체는 \(Q/T_h\)만큼 엔트로피를 잃고 저온 물체는 그보다 큰 \(Q/T_c\)만큼 얻는다. 그래서 전체 엔트로피는 늘어난다. 고립된 계의 엔트로피는 줄지 않는다는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며, 커피가 저절로 식기만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온도 \(T_h\)인 열원에서 열 \(Q_h\)를 받아 일 \(W\)를 하고 온도 \(T_c\)인 열원에 \(Q_c\)를 버리는 열기관에서, 전체 엔트로피가 줄지 않으려면 \(\dfrac{Q_c}{T_c} \ge \dfrac{Q_h}{T_h}\)이어야 한다. 따라서 효율의 최댓값은 \[\eta_{\max} = 1 - \frac{T_c}{T_h}\]이다. 이 값은 엔트로피를 늘리지 않는 가역 기관에서만 얻는다.
그림 1에서 두 온도를 바꾸어 보자. 고온 800 K, 저온 300 K이면 최대 효율은 62.5%이다. 실제 기관은 마찰과 빠른 열 전달 때문에 엔트로피를 더 만들어 이보다 낮다. 그런데 이 열 1000 J을 기관에 넣지 않고 그냥 차가운 쪽으로 흘려보내면 엔트로피가 약 2.08 J/K 늘고, 얻을 수 있던 일 625 J을 모두 잃는다. 즉 엔트로피가 늘어난다는 것은 일을 얻을 기회가 사라진다는 뜻이다.1
1.6.2버리는 열은 왜 꼭 필요한가
열기관이 받은 열을 모두 일로 바꾸면, 고온 열원의 엔트로피는 \(Q_h/T_h\)만큼 줄어드는데 그것을 채워 줄 곳이 없다. 일 자체는 엔트로피를 실어 나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받은 엔트로피를 내보내려면 반드시 차가운 곳에 열을 버려야 한다.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고온 열원을 더 뜨겁게 하거나 저온 열원을 더 차갑게 하는 것뿐이다. 최신 복합 화력 발전소는 1500 °C가 넘는 가스 터빈에서 일을 얻고, 그 배기열로 다시 증기 터빈을 돌려 효율을 60% 가까이 끌어올린다.
1.6.3예제 풀이
800 K의 증기에서 열 1000 J을 받아 300 K의 냉각수로 열을 버리는 열기관이 있다. 가역 기관이라면 일과 버리는 열은 각각 얼마인가? 실제 기관이 일 400 J을 했다면, 이 과정에서 전체 엔트로피는 얼마나 늘어나는가?
가역 기관의 효율은 \(1 - 300/800 = 0.625\)이므로 일은 625 J, 버리는 열은 375 J이다. 이때 고온 열원은 \(1000/800 = 1.25\) J/K를 잃고, 저온 열원은 \(375/300 = 1.25\) J/K를 얻어 전체 엔트로피 변화가 0이다.
실제 기관은 일 400 J을 했으므로 버린 열이 600 J이다. 저온 열원이 얻은 엔트로피는 \(600/300 = 2.0\) J/K이고, 전체 엔트로피는 \(2.0 - 1.25 = 0.75\) J/K 늘었다. 잃어버린 일 \(625 - 400 = 225\) J은 \(T_c\)와 늘어난 엔트로피의 곱 \(300 \times 0.75\)와 정확히 같다. 그래서 엔지니어는 엔트로피가 어디서 생기는지 찾아 줄이는 방식으로 기관의 효율을 높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열기관이 한 바퀴 돌 때 하는 일을 구해 보고, 효율에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까닭을 엔트로피로 확인해 보자.
- 1824년 사디 카르노는 열이 물질이라고 믿던 시대에 이 효율의 한계를 처음 찾아냈다. 그는 열기관을 물레방아에 견주어,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며 일을 하듯 열도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내려가며 일을 한다고 보았다.
열이 고온에서 저온으로 흐르면 전체 엔트로피가 늘고, 고립된 계의 엔트로피는 줄지 않는다. 그래서 열기관은 받은 엔트로피를 내보내려고 반드시 차가운 곳에 열을 버려야 하며, 효율은 \(1 - T_c/T_h\)를 넘을 수 없다. 처음 질문의 발전소는 기술이 나빠서가 아니라 열역학 제2법칙 때문에 연료 에너지의 절반 넘게를 차가운 바다에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