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구조와 유전체
본문사람의 유전체는 약 31억 염기쌍으로, 대장균의 약 700배이다. 그렇다면 유전자도 700배쯤 많을까? 2003년 인간 유전체 사업이 끝났을 때 과학자들은 놀랐다. 사람의 유전자는 2만 개 정도로, 대장균의 5배도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머지 DNA는 무엇일까? 그리고 진핵생물의 유전자는 세균의 유전자와 구조가 어떻게 다를까?
1.6.1유전체와 유전자
한 생물이 가진 DNA 전체를 유전체라 하고, 그 가운데 단백질이나 기능을 가진 RNA를 만드는 정보가 담긴 부분을 유전자라 한다. 대장균 같은 원핵생물은 유전체의 약 88%가 단백질을 암호화하며, 유전자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다. 그런데 사람은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부분이 약 1.5%에 불과하다.
진핵생물의 유전자는 단백질 정보가 담긴 엑손과 그 사이에 끼어든 인트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사된 RNA에서 인트론을 잘라 내고 엑손을 이어 붙이는 과정을 RNA 가공(스플라이싱)이라 한다. 원핵생물의 유전자에는 보통 인트론이 없다.
사람 유전체의 나머지 98.5%에는 인트론(약 25%), 같은 서열이 수없이 반복된 부분(약 50%),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부분, 기능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림 1에서 생물을 바꾸어 보자. 유전체가 클수록 유전자 하나가 차지하는 평균 길이가 길어진다.1
1.6.2유전자 수와 복잡성
유전자 수가 생물의 복잡성에 비례하지 않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선택적 RNA 가공이다. 같은 유전자의 RNA에서 엑손을 어떤 조합으로 이어 붙이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사람 유전자의 대부분이 이런 방식으로 두 가지 이상의 단백질을 만든다. 또 발현 조절이 정교하여, 같은 유전자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쓰는지가 생물마다 다르다.
1.6.3예제 풀이
사람 유전체 31억 염기쌍 가운데 1.5%가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유전자는 2만 개이다. 단백질 암호 부분은 모두 몇 염기쌍이며, 유전자 하나의 평균 암호 길이와 단백질의 평균 아미노산 수는 얼마인가? 대장균(460만 염기쌍, 88%, 유전자 4300개)과 비교하여라.
사람의 암호 부분은 \(3.1 \times 10^9 \times 0.015 \approx 4.65 \times 10^7\) 염기쌍이다. 유전자 하나의 평균 암호 길이는 \(\dfrac{4.65 \times 10^7}{20\,000} \approx 2300\) 염기쌍이고, 3염기가 아미노산 하나이므로 단백질은 평균 약 780개의 아미노산이다.
대장균은 \(4.6 \times 10^6 \times 0.88 \approx 4.0 \times 10^6\) 염기쌍을 4300개로 나누면 약 940 염기쌍, 곧 아미노산 약 310개이다. 즉 사람의 단백질이 평균적으로 더 길긴 하지만, 유전체 크기의 차이는 대부분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부분에서 온다. 그래서 유전체 크기만으로 생물의 복잡성을 말할 수 없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2 m나 되는 DNA가 핵 속에 들어가는 방법과, 사람의 DNA 가운데 유전자가 얼마나 되는지 직접 살펴보자.
- 어떤 양파는 사람보다 유전체가 5배 크고, 아메바의 일종은 사람의 수십 배이다. 유전체 크기와 생물의 복잡성이 어긋나는 이 현상을 C값 역설이라 부른다.
유전체는 한 생물의 DNA 전체이며, 진핵생물의 유전자는 엑손과 인트론으로 되어 있어 RNA 가공을 거친다. 사람 유전체에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부분은 1.5%이고, 나머지는 인트론, 반복 서열, 조절 부위 등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사람 DNA 가운데 단백질 유전자는 약 2만 개, 길이로는 100분의 1 남짓에 불과하다.